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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묵상 39 (7.31) - 사명 완수

주임신부 2016.07.30 16:01 조회 : 827
2016. 7. 31, 연중 제18주일 복음 : 루카 12,13-21

 

<사명 완수>

지난 주 수요일에는 우리 교구 사제이신 방 스테파노 신부님의 장례미사가 있었습니다. 병환으로 고생하시다 40대의 젊은 나이로 이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젊은 나이라는 이 표현 안에는 인간적인 안타까움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생각하면, 그분은 자신의 사명을 완수하고서 편히 주님 품으로 가셨다고 봅니다.

세상사 안에서 참으로 신기한 사실은, 지금껏 어느 누구도 예수님께서 33살이라는 너무 젊으신 나이에 돌아가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이는 그분께서 하느님 아버지의 세상 구원 사명을 완수하셨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볼 때, 우리는 젊을 때 죽지 않기를 바랄 것이 아니라 결코 너무 일찍 죽지 않기를 바래야 할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는 죽는 나이와는 상관없이, 우리가 죽을 때 우리의 사명이 미완성인 채로 죽지 않기를 바래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살아서 완수해야 할 사명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우리가 잘 알고 있듯, 사랑의 실천일 수도, 세상 창조사업에 협조일 수도, 하느님 나라를 나의 삶으로써 이 지상에 보여 줌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지상 사명들 중에서 분명히 예외적인 것은, 오늘 복음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자신만을 위해 재화를 모으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어느 부유한 사람을 향해 어리석은 자야”(루카 12,20)라 하시며,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루카 12,15)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오늘 제1독서(코헬 1,2; 2,21-23)에서 보이듯 어찌 보면 참 허무한 이 세상 안에서 우리가 살아가지만, 오늘 제2독서에서 말하는 내용은 의미가 있습니다. : “위에 있는 것을 생각하고 땅에 있는 것은 생각하지 마십시오.”(콜로 3,2)

땅에 머물지만, 위에 있는 것을 생각하는 신앙인으로서의 우리 사명들, 즉 사랑의 실천이나 창조사업에 협조나 하느님 나라를 보여 줌 등은 어찌 보면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요 또한 그리 대단하게 드러나는 것이 아닐 수 있겠습니다. 단지 하느님의 성전에 돌 하나를 쌓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일이 무엇이든, 우리의 아주 작은 행동 하나까지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구세주와 연결되어 행하는 것이라면,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우리가 행동한다면, 우리는 자신의 사명을 제대로 충실히 수행 중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볼 때, 우리 사명을 완수하기 전에 죽는다면 우리는 나이와 관계없이 너무 일찍 죽게 되는 셈이고, 우리 사명을 완수하고 죽는다면 우리는 결코 너무 젊을 때 안타깝게 죽는 게 아닐 것입니다.

주님 주신 생명으로 살고 계신 여러분, 하느님께서 언제 어떻게 우리 각자의 생명을 거두어 가실지 모르겠지만, 매 순간 잘 살아감으로써 우리에게 부여된 지상 사명 완수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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