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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묵상 53 (8.14) - 변화

주임신부 2016.08.13 21:21 조회 : 925

2013. 8. 14, 연중 제20주일 복음 : 루카 12,49-53  

  

<변화>

다음 주일, 우리 본당은 38주년 본당의 날을 맞이하게 됩니다. 올 해 맞이할 우리 본당의 날은 어떻게 마련되고 있는지, 즉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를, 한 주간을 앞 둔 이즈음 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우리는 이 8월을 본당의 달로 보내면서 매일 본당을 위한 기도로서 본당 주보 동정 마리아 모후이신 성모님께 자기를 바치는 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일 미사 때 파견 노래로서 몇 일전 만들어 진 본당의 노래를 다 함께 부르고 있습니다. 물론 이 노래는 가사를 음미하며 우리 본당을 위한 기도와 동참의 자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럼 이제 다음 주일, 본당의 날 행사 자체는 어떤 지 보도록 합시다. 9시 주일 미사는 이곳 제4대 보좌 신부님으로서 2000~2001년까지 계셨고 현재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님으로 계신 한윤식 보니파시오 신부님을 모시고 그분 주례로 미사를 봉헌하게 됩니다. 그분 시대에 함께 하셨고 보고파 하실 신자분들을 위한 배려로서 신부님을 모셨습니다. 11시 교중 미사에는 이곳 제5대 주임 신부님으로서 1990~1996년까지 6년간 계셨고 현재 당감성당 주임이신 김상호 세례자 요한 신부님을 미사 주례 신부님으로 모십니다. 이 또한 신자분들을 생각하는 차원의 초청입니다. 그리고 우리 본당의 출발을 생각하며, 이 성당을 신축하고 1978~1984년까지 초기 사목 주임들을 맡은 수도회인 골롬반회를 감사히 기억하는 마음으로, 해당 수도회 소속의 탁 베르나르도 신부님을 초청하였습니다. 이렇게, 본당의 날에 우리끼리 만의 잔치를 넘어서, 기억하고픈 역사 속의 신부님들을 모시는 모습은 아름답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축제의 분위기를 살리는 차원에서, 최근 구입하게 된 우리 성전 오르간의 진면목도 느낄 겸, 훌륭한 오르가니스타를 초빙하여 미사 중 반주와 독주를 들을 기회도 마련했습니다. 본당 성가대는 당일 미사 중, 우리 본당이 올 해 지향하는 같은 생각과 같은 뜻으로 하나 되길바라는 마음으로 합창을 할 때처럼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부를 것입니다. 또한, 무엇보다 의미 있는 것은 우리 공동체 모두가 동참하여 작성한 신구약 성경 필사본 전체를 이 날 미사 중에 봉헌한다는 것입니다. 다들 수고 많으셨고, 우리의 기도와 정성이 하느님 마음에도 들 것입니다. 교중 미사 후에는, 우리 신자 모두가 식사를 함께 합니다. 성당 마당과 강당뿐만 아니라, 지하 교리실에서, 그리고 우리 신자분들이 차량을 가져 오지 않음으로써 가능하게 될 주차장에서 나눔잔치의 공간이 마련됩니다.

이상이 올 해 본당의 날과 관련한 내용들 소개였습니다. 한편 볼 때,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들을 뭐 이리 장황히 다시 알려 주나?’하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설명 드린 이런 내용들 안에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면은 없을까요?... 저로서는 특별한 면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타 본당에서의 본당의 날과는 차별화가 보입니다. 신자분들에게 선물을 드리는 것도 아니요, 운동회를 하는 것도 아니며, 도시락을 싸 오는 것도 아닙니다. 어찌 보면, 단순히 보통 때처럼 미사 봉헌하고 밥 같이 먹는 것이 우리 본당의 날 모습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분명히 특별합니다. 그것을 한 마디로 표현하기는 어렵겠지만, 굳이 표현해 본다면 그것은 바로 변화입니다. 변화를 시도했기에, 본당의 을 보내며 계속 기도하고 노래할 수 있습니다. 변화를 시도했기에, 본당의 날을 맞아 외부에서 신부님들을 모실 수 있습니다. 변화를 시도했기에, 독특한 성전 오르간을 마련하여 그 효과를 느낄 수 있고, 몇 달 간의 우리 정성이 모여 뜻 깊게 성경을 봉헌할 수도 있습니다. 변화를 시도했기에, 지하 교리실, 이제는 냄새 없는 그곳에서 식사 할 수 있고, 신자분들의 차량 협조로 인하여 비어 있는 주차장에서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의 가르침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무엇일까요? 이 또한 변화의 필요성입니다. 세상에 불이 타 오르고 분열이 일어나야 한다고, 한 집안 식구끼리 갈라지고 맞서야 한다고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루카 12,49.51-52) 이해하기 힘든 주님의 이 말씀은 우리가 변화해야 하고, 변화하기 위해서 겪게 될 과정을 적나라하게 오늘 복음은 보여 주고 있습니다.

본당의 날을 맞이하며, 우리도 변화해야 합니다. 변화하기 위해서는 불이 타오르고 분열이 생길 수도 있으나, 이를 겪고 넘어서야만 진정한 변화가 가능합니다. 38년 역사를 지닌 우리 본당 공동체가 올 해를 맞아 어려움과 갈등 등을 뛰어 넘어 변화할 수 있길, 새로운 역사를 시작할 수 있길 바래봅니다.

성경의 시편 96,1의 말씀으로 이 강론을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 ‘새로운 노래를 주님께 불러 드려라.’(시편 96,1 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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