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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묵상 88 (9.18) - 봉헌

주임신부 2016.09.17 18:16 조회 : 784
2016. 9. 18,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경축 이동) 복음 : 루카 9,23-26

 

<봉헌>  

이제는 내가 말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으로 남기는 내용이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기도들 중 하나는 바로 봉헌기도라는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하느님, 저를 사랑으로 내시고...”로 시작하지요. 기도문 내용이 너무 좋아서, 제가 이 기도문으로써 작곡(作曲)하기도 했습니다. 사실은, 제가 매 미사를 봉헌한 후 제단 아래 내려와 인사하기 전에 저 홀로 꼭 바치는 기도가 바로 이 봉헌기도입니다.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한국의 순교 성인들 대축일을 맞으며, 봉헌기도가 생각났습니다. 우리의 신앙 선조들은 죽기까지, 나아가 순교하기까지 하시며 이 봉헌기도의 내용을 당신들의 삶으로 사셨습니다. 그리고 제1독서에 의하면, 그분들은 불사의 희망으로 가득 차 있었고(지혜 3,4), 2독서에 의하면, 죽음조차도 그들을 하느님의 사랑에서 떼어놓을 수 없었으며(로마 8,38-39), 복음에 의하면,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며 주님 때문에 자기 목숨까지 바쳤습니다.(루카 9,23-24) 우리는 그런 훌륭한 신앙인들을 한국 교회의 신앙 선조들로 모시고 있으며, 오늘 우리 교회는 이를 다시금 기억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피를 흘리는 순교의 시대는 아니지만, 어쩌면 더 어렵다고까지 할 수 있는, 삶으로써 하느님을 드러내어야 하는 증거의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이 시대를 우리가 살아가며, 우리 신앙 선조들이 봉헌기도의 내용을 그들의 삶으로써 사셨듯이, 우리도 이 기도의 내용을 우리 삶으로써 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봉헌기도로써 이 강론을 마감하고자 합니다. : “하느님, 저를 사랑으로 내시고, 저에게 영혼 육신을 주시어, 주님만을 섬기고 사람을 도우라 하셨나이다. 저는 비록 죄가 많사오나, 주님께 받은 몸과 마음을 오롯이 도로 바쳐, 찬미와 봉사의 제물로 드리오니, 어여삐 여기시어 받아주소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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