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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는 직업인이 아닙니다 - 교황님 말씀

주임신부 2015.11.27 17:30 조회 : 1509

<평화신문, 2015. 11. 29발행 [1341], 1면 > 

  

사제는 직업인이 아닙니다

교황, 사제는 딱딱하고 거만해선 안 된다고 강조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제는 권위가 있되 권위적이지 않고, 확고하되 딱딱하지 않고, 기쁨에 가득 차 있되 피상적이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19일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사제양성에 관한 교령 온 교회의 열망반포 50주년 기념 회의에 참석한 주교와 신부들을 만나 바람직한 사제상을 이같이 제시하고 이는 사목과 복음화의 전문 직업인이 아니라 목자로 살아야 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날 원고 없이 비유를 동원한 특유의 직설 화법으로 미소를 잃지 않는 사제 생활을 당부했다. 교황은 사제는 기쁜 소식을 선포하는 순간부터 복음의 기쁨의 초상이 돼야 한다사람들에게 거리를 두고 개인 공간을 찾는 관리인의 태도, 다소 거만한 태도, 그리고 인간적으로 풀리지 않는 문제를 안고 사는 듯한 거짓 슬픈 표정으로는 하느님의 봉사직에 참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진심으로 말하는데, 나는 딱딱한 사제가 두렵습니다. 사제가 자주 슬픈 표정과 신경질적인 반응, 딱딱한 자세를 보이는 것은 정상이 아닙니다. 그런 사제가 있거들랑 멀찍이 떨어지십시오. 당신을 물지도 모르니까요! 그런 사제는 하느님 백성에게도 좋지 않습니다. 부탁합니다. 신자들을 꾸짖지 말고 그들에게 마음으로 가까이 다가가십시오.”  

이어 사제의 뿌리를 잊지 않아야 어려움과 위기를 이겨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사제는 서품식날 대성당에서 마술처럼 불쑥 솟아오른 버섯이 아닙니다. 성소가 시작되고 양성된 가정과 신자 공동체가 사제의 뿌리입니다. 예수회의 한 젊은 신부가 위기를 겪자 그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영적인 매를 들어 제 위치에 데려다 놨습니다. 사제는 자기 뿌리를 잘라버려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은 가정과 공동체에서 하느님 백성을 위해 세워진 존재라는 사실을 명심하십시오.”  

교황은 또 한밤중에 걸려오는 병자성사 요청 전화를 못 받을까 봐 침대 옆에 전화기를 두고 잤던 고향의 한 사제를 떠올리고는 사람들 가운데 있기 때문에 사제가 되는 것이라며 사제는 주님과 함께, 아니면 백성과 함께하기에 쉴 때도 개인적 공간을 갖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황은 주교들에게도 자상한 아버지의 마음으로 사제들 곁에 머물러 있으라고 당부했다. “교구 밖 외출을 가급적 줄이고 사제들과 시간을 보내십시오. 바빠서 신부를 만날 시간이 없다면 일을 줄이고 신부를 부르십시오. 교구에 머무는 게 자꾸 싫어진다면 직책을 내려놓는 게 좋습니다.”  

-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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